
UNPUENTE
좋은 건축은 종종 가장 까다로운 조건 속에서 탄생한다. 가파른 경사지, 엄격한 건축 규제, 그리고 숲과 호수라는 거대한 자연. 아르헨티나 코르도바(Córdoba)의 칼라무치타 계곡에 자리한 단독주택 '운푸엔테(UNPUENTE)'를 처음 마주했을 때 에디터가 받은 인상도 그러했다. 로스 몰리노스 저수지를 품은 이 게이티드 커뮤니티 안에서, 집은 가족을 위한 사적인 안식처인 동시에 주말의 활기찬 모임을 포용하는 다목적 휴양지로 영리하게 기능한다.
이 프로젝트에서 우리가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것은 이름 그 자체다. 스페인어로 '다리'를 뜻하는 운푸엔테는 물리적인 구조물을 넘어 관계를 잇는 은유적 장치다. 숲과 호수라는 자연의 경계를 잇고, 세대와 세대를 연결하며, 호스트와 게스트의 시간을 묶어낸다. 어떠한 편견 없이 온전히 쉼과 즐거움에 집중하겠다는 건축가의 명확한 선언인 셈이다.
에디터의 흥미를 끈 대목은 가파른 경사면이라는 대지의 최대 난제를 풀어낸 방식이다. 호수를 향해 혀를 살포시 내민 듯한 독특한 진입로(다리)를 건너면 2층 구조의 집이 우리를 맞이한다. 흥미롭게도 도로와 맞닿은 지상 2층(Upper floor)에 부부의 마스터 침실과 거실, 주방 등 핵심 생활 공간을 모두 끌어올렸다. 특히 소셜 공간의 축을 미세하게 비틀어 배치한 감각이 돋보이는데, 덕분에 회랑과 선베드, 수영장 어디서든 저수지의 파노라마 뷰가 한눈에 쏟아져 들어온다.
두 층을 연결하는 중앙의 나선형 계단은 단연 이 공간의 시각적 하이라이트라 할 만하다. 천창에서 쏟아지는 극적인 빛을 머금은 이 조각적 오브제를 따라 내려가면, 땅에 반쯤 묻힌 지상 1층(Lower floor)이 모습을 드러낸다. 자칫 답답할 수 있는 반지하 구조지만 중앙과 측면에 중정을 두어 빛과 바람을 영리하게 끌어들였다. 친구들과의 모임을 위해 바비큐 그릴과 게임존을 갖춘 이 다목적 공간(SUM)은 독립적인 외부 진입 동선을 갖췄다. 위층의 고요한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하층부의 파티를 완벽하게 분리해 낸 배려가 돋보인다.
마지막으로 시선이 머문 곳은 공간을 감싸는 질감이다. '유지 관리가 편하고 오래가는 집'을 원한 건축주의 바람은 나무, 노출 콘크리트, 철재라는 날것의 물성으로 투박하고 정직하게 구현되었다. 거친 자연환경의 변화를 묵묵히 견뎌낼 이 고결한 자재들은, 세월이 흐를수록 공간 전체에 변치 않는 묵직한 미학을 더해줄 것이다.


















































건축가 파올리니 아르키텍토스(Paolini Arquitectos)
위치 아르헨티나, 코르도바
용도 단독주택
연면적 564 m²
준공 2024
대표건축가 Francisco Paolini, Manuel Pozzo
디자인팀 Grupo Paolini
구조엔지니어 INCORP
시공 Bauvek
사진작가 Arq. Gonzalo Viramon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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