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로 다른 하루가 만나는 길
시장에는 도시의 하루가 가장 먼저 도착한다. 이른 아침에는 물건을 실은 차가 들어오고, 가게의 문이 열리면 진열대가 길을 채운다. 사람들이 오가며 안부를 나누고, 해가 저물면 여러 나라의 음식 냄새와 이야기가 다시 거리에 불을 밝힌다. 삼호시장은 그렇게 하루에도 몇 번씩 새로운 얼굴을 갖는 장소가 된다.
삼호읍에는 서로 다른 고향과 언어,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 살아간다. 우리는 이곳의 시장이 어느 한 문화를 보여주는 공간이 아니라, 각자의 생활이 자연스럽게 마주치고 섞이는 풍경이기를 바랐다. 서로 다르기 때문에 더 풍성하고, 함께하기 때문에 비로소 삼호다운 장소가 되는 것이다.
길고 좁은 대지 위에 하나의 거대한 건물을 세우는 대신, 건물을 여러 개의 작은 덩어리로 나누었다. 건물과 건물 사이에는 틈을 두고, 그 사이로 도시의 길과 남쪽 들판의 풍경, 햇빛과 바람이 시장 안까지 스며들게 했다. 서로 다른 높이와 표정을 가진 건물들은 하나의 길을 따라 느슨하게 이어진다. 길을 걷는 동안 풍경은 계속 달라지고, 열린 틈마다 잠시 머물거나 다른 길로 건너갈 수 있다.
1층은 현재 삼호의 거리와 가장 직접적으로 만나는 공간이다. 외국인 특화거리와 나란히 이어지는 선형 배치를 통해 기존 상가의 보행과 상업 흐름이 끊기지 않고 시장 안으로 흘러들게 했다. 길을 따라 늘어선 점포들은 외부를 향해 열리고, 기존 상가와 새로운 시장이 서로 마주 보며 하나의 활기 있는 거리 풍경을 만든다.
2층에는 어느 문화권에서나 낯설지 않은 시장 골목의 모습을 담았다. 작은 점포들이 좁은 길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사람과 상품이 가까운 거리에서 만난다. 굽이치는 동선과 서로 다른 높이의 지붕, 길 사이에 놓인 푸드코트와 머무름의 공간은 세계 여러 도시의 오래된 시장에서 발견되는 친밀한 풍경을 삼호만의 방식으로 다시 만든다. 1층이 지금의 도시를 연장한 거리라면, 2층은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 기억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 골목이다.
이 길은 시간에 따라서도 모습을 바꾼다. 아침에는 물건을 나르는 길이 되고, 낮에는 사람과 상품이 만나는 판매가로가 되며, 저녁에는 여러 나라의 음식과 문화가 어우러지는 야시장으로 변한다.
삼호시장은 완성된 하나의 장면보다 그 안에서 계속 만들어질 수많은 장면을 위한 건축이다. 물건을 사고파는 일과 음식을 나누는 일, 잠시 쉬어가는 일과 서로의 존재를 알아가는 일이 하나의 길 위에 겹쳐진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각자의 모습으로 머물면서도 함께 삼호의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가는 곳, 그것이 우리가 그린 시장의 모습이다.












오비에이건축사사무소
5등작_ 오비에이건축사사무소(https://www.oba-architects.com)
대표건축가 이한새
대지면적 5,226.90㎡
연면적 1,945.12㎡
건축면적 2,409.98㎡
건폐율 46.12%
용적률 37.22%
최고높이 9.00m
층수 지상 2층
구조 철근콘크리트구조
대표건축가 이한새
조경면적 525.10㎡
주차대수 35대
발주처 영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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