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ultispecies Vectorial Garden
이탈리아 아스티 지역, 카넬리의 언덕 위에 정원 하나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미 살아 숨 쉬는 정원이다. 몬칼비나 언덕에 자리한 이 멀티스피시즈 벡토리얼 가든(Multispecies Vectorial Garden)은 '데이 제로' 단계에 접어들었다. 카스텔로 디 리볼리 현대미술관(Castello di Rivoli Museum of Contemporary Art)이 의뢰한 조경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마리아 테레자 알베스(Maria Thereza Alves)의 공공미술 작품 'Pluriversal Recapturing'을 담아내기 위해 계획되었다. 런던과 토리노에 기반한 에코로직스튜디오(ecoLogicStudio)와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대학교(University of Innsbruck)의 신세틱 랜드스케이프 랩(The Synthetic Landscape Lab)이 함께 만든 이 팀의 첫 번째 시도다.
멀티스피시즈 가든은 활발한 생물학적 관계로 이루어진 하나의 시스템으로 구상되었다. 선별된 식물들은 화분매개 곤충과 조류, 토양 미생물, 은신처를 필요로 하는 동물군을 아우르는 생태적 네트워크 안에서 벡터와 노드를 형성한다. 이를 통해 생물다양성은 눈에 보이고 몰입할 수 있는 구조로 드러난다.
이 정원은 공간을 가두기보다 열어젖힌다. 식재 화단을 구획하는 대신, 백 개의 벡터가 살아있는 증식의 선을 사방으로 뻗어낸다. 정원 중심에 놓인 작품에서 뻗어나온 벡터들은 주변 풍경으로 확장되며, 대지의 경계를 넘어 포도밭이 뒤덮은 언덕까지 생태적이고 시각적인 궤적을 그린다. 이 벡터를 형상화한 노란 선들은 주변 포도밭 이랑의 구불구불한 패턴과 직접적인 대화를 이룬다.
식재 영역은 반경 13미터 안에 펼쳐지며, '콰이엇 웨지(Quiet Wedges)'라 불리는 세 곳의 접근 가능한 영역으로 구성된다. 보행자 입구 근처에 자리한 첫 번째 웨지는 평평한 면으로, 사색을 위한 아홉 개의 좌석을 두었다. 재활용 PETG와 생분해성 PET를 사용한 3D 프린팅으로 제작한 이 좌석들은 동시에 화분 역할도 하며, 그 안에서 부드러운 클로버 쿠션이 자라난다. 정원 상부에 위치한 두 번째 웨지는 모임과 공동 관찰을 위해 경사진 면으로 계획했다. 반대편 끝의 세 번째 웨지는 좁고 깊게 파여 있어, 방문객을 뿌리 높이까지 끌어들인다. 이 세 개의 웨지는 함께 '풍경과 함께 존재하는' 세 가지 다른 방식을 제안한다.
오늘은 데이 제로다. 지형은 다듬어졌고, 노란 벡터들은 자리를 잡았으며, 첫 씨앗들은 흙에 맡겨졌다. 기존에 있던 자두나무와 버드나무는 정원 북쪽에 편입되어, 여러 종에게 습하고 그늘진 미기후를 제공할 미래의 숲 하층식생의 핵이 된다. 9월에는 풀과 다년생 초본, 관목을 포함한 30종, 거의 1,000여 그루의 자생식물이 도입될 예정이다. 지역 생태 네트워크를 뒷받침하도록 신중하게 선별된 이 식물들은 연중 지속적인 서식지와 자원을 제공하게 된다. 그러나 정원은 이미 귀 기울이고 있다.
멀티스피시즈 벡토리얼 가든은 지역과 지역 야생동물, 계절의 순환, 그리고 이곳을 찾는 모든 이들과의 대화 속에서 진화하도록 계획된 살아있는 생태 인프라다. 아이내추럴리스트(iNaturalist)를 통해 공유되는 모든 관찰, 플랜트넷(Pl@ntNet)으로 동정되는 모든 식물은 이 정원의 집단적 서사의 일부가 된다. 가능성으로 가득한 지금 이 순간, 언론과 지역 사회, 호기심을 가진 모든 이들을 이 정원으로 초대한다. 정원을 돌본다는 것은 곧 기다리는 법을 배우는 일이기도 하다.






건축가 에코로직스튜디오(ecoLogicStudio), 신세틱 랜드스케이프 랩(The Synthetic Landscape Lab, University of Innsbruck)
위치 이탈리아, 피에몬테, 카넬리
용도 공원, 파빌리온
발주자 카스텔로 디 리볼리 현대미술관(Castello di Rivoli Museum of Contemporary Art)
사진작가 Synthethic Landscape 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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