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enhu Wetland Art Center
천후 습지 아트센터는 중국 우한 차이뎬구, 퉁후 성급 습지공원에 둘러싸인 대지에 자리한다. 중국 지리의 중심에 놓인 우한은 명청 시대부터 아홉 개 성으로 통하는 요충이라는 뜻의 '구성통구(九省通衢)'로 불렸다. 태고의 윈멍다쩌(云梦大泽)에서 우임금이 한강을 양쯔강으로 이끈 치수 설화, 명 성화 6년 한수(汉水)의 물줄기가 바뀐 사건을 거치며 오늘날의 '강성(江城)' 우한이 형성되었다. 우한은 '백 개의 호수가 있는 도시'로 불릴 만큼 강과 호수, 항만이 얽혀 있으며, 수역 면적이 도시 전체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물과 도시의 관계는 떼어놓을 수 없다.
대지는 우한 도심에서 차로 약 1시간 거리에 있다. 퉁후 일대는 땅이 넓고 인구가 적으며 공기가 맑고 토지가 비옥하다. 경작지와 수역, 산림, 호안이 각각 4분의 1씩 차지하며 하나의 풍경을 이룬다.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 호수와 숲에 둘러싸인 외곽에 숨어 있는 곳이다. 프로젝트는 자연 수변과 인공 삼거리가 만나는 삼각형의 모래톱 위에 놓인다. 지세가 평탄한 이곳에서는 바람과 물의 힘이 오랜 시간 지표에 작용해 완만한 지형과 굽이진 물길을 만들어냈다.
건축가는 2017년 '월 뮤지엄(Wall Museum)'에서 벽이라는 요소를 공간 생성의 유일한 주도자로 다룬 바 있다. 벽이 위로 올라갈수록 두꺼워지며 지붕이 사라지고, 그 자리가 벽과 벽 사이의 틈이 되어 빛이 들어오는 구성이었다. 건물은 광활한 대지 위의 폐허처럼 원초적이고 묵직한 인상을 전했다. 이번 대지가 지닌 모래톱이라는 특수한 장소성은 벽이 공간을 다시 빚고 땅에 닿는 방식에 대한 고민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건물은 이 자연 지형에서 자라났다. 하부가 꺾인 벽은 추상적인 조형이 아니라 물의 부력에 대한 응답이다. 벽은 수변을 따라 미세하게 오르내리며, 마치 물살에 밀리고 스며들며 빚어진 것처럼 보인다. 건축과 물 사이에는 뚜렷한 경계가 없고, 꺾인 벽의 하단은 조심스럽게 수면에 닿아 수평선에서 독특한 반사를 만든다. 이로써 건물과 물은 습지 풍경의 일부가 된다. 이 '꺾임'은 형태 언어이자 시간의 표현이다. 물이 스치고 스며든 흔적을 기록하며, 건축은 '물의 기억'을 담는 그릇이 된다.
일반적인 미술관에서 지붕은 빛의 원천이고 벽은 전시의 배경이며 바닥은 동선을 받치는 면이다. 여기서는 벽과 바닥의 경계가 흐려지고, 지붕은 벽에 의해 뚫린다. 천창이 빛을 아래로 떨어뜨리는 동안 지붕은 가늠하기 어려운 높이에 걸려 있어, 사람의 감각은 유예된다. 이곳은 벽만으로 이루어진 미술관이다.
평면은 연속된 둘러싸임이 아니라 자유롭게 흩어진 벽들로 구성된다. 벽들은 무작위로 놓인 듯 보이지만 도시 공간의 조밀함에서 자연 수면의 느슨함으로 이어지는 중간 지대를 만든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물가에 떠 있는 유기체처럼 분산되어 있으면서도 하나로 통합되어 있고, 인공 구조물이면서 자연이 만들어낸 형상처럼 보인다. 이러한 평면의 모호함은 중심도 경계도 없이 열려 있고 투과하며 공생하는 습지의 생태적 논리에 호응한다.
흩어진 벽 덕분에 전시 공간은 선형의 관람 동선을 따르지 않는다. 관람객의 걸음은 굽은 벽 사이에서 이끌리고 갈라지며, 열린 수면으로 계속 시선을 빼앗긴다. 이 배치는 실내와 실외, 전시와 자연 사이의 모호한 지대를 만든다. 사람들은 전시를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참여'하며, 벽과 빛, 물과 직접적인 신체 경험을 나눈다. 꺾인 벽은 행동과 지각을 이끄는 인터페이스가 되어, 관람을 유동적인 신체적 실천으로 바꾼다.
외벽에는 조개와 소라 골재를 섞은 GRC 패널을 적용했다. 입자는 햇빛과 수증기 속에서 미세한 광택과 촉촉한 질감을 드러낸다. 이 재료는 장식을 위한 선택이 아니다. 거시적으로는 대지 위에서 반짝이는 물빛과 호응하고, 미시적으로는 자연물이 지닌 온기를 전한다. 시간대별 빛과 벽 자체의 자유로운 굽음에 따라 패널 표면은 밝은 곳에서 어두운 곳으로, 마른 상태에서 젖은 상태로 변하며 시간의 흐름을 기록하는 면이 된다. 입면은 습지의 기후와 빛, 재료가 공생하는 경계면이다.
천후 습지 아트센터는 조형으로 앞서기보다 가장 온화한 자세로 환경에 스며든다. 하부가 꺾인 벽은 몸을 굽혀 물과 마주하고, 흩어진 평면은 물 사이에서 숨을 쉬며, 자연의 질감을 지닌 외벽은 건물의 표피를 습지의 일부로 만든다. 건축은 하나의 대상이 아니라 하나의 과정이 되어, 빛과 바람, 물과 시간의 작용 속에서 서서히 환경과 하나로 어우러진다.













































건축가 트레이스 아키텍처 오피스(Trace Architecture Office, TAO)
위치 중국, 우한, 차이뎬구
용도 전시장
연면적 2,774㎡
설계기간 2024 – 2025
시공기간 2025
대표건축가 HUA Li
디자인팀 HUA Li, NA Xinyi, ZHOU Chang, ZHONG Sheng, Jonatan García-Cervantes, LU Guoxi, YAO Tian, QIAN Jin, ZHANG Peng
구조엔지니어 ZHU Yu, LI Zhong
기계엔지니어 ZENG Cuilin
전기엔지니어 ZENG Cuilin
시공 Wuhan Yucheng Qianli Construction Co., Ltd.
발주자 Wuhan Urban Construction Investment and Development Group Co., Ltd.
사진작가 Yumeng Z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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