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리 Voree
전라남도 영광군 백수해안도로. 서해안의 해안 절벽을 따라 이어지는 이 지방도로 한켠의 경사지에 보리(Voree)가 자리한다. 아키후드 건축사사무소가 처음 현장을 방문했을 때 도로 아래 야트막한 경사지에는 흰 눈이 덮여 있었고, 그 땅에서는 봄 파종을 기다리는 보리농사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건축주가 부러워했던 것은 근처 3층짜리 카페였다. 바다 조망이 탁월한 그 건물이 허가를 받은 이후, 해안도로에서의 조망을 건물이 가리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이 생겨 이 대지에는 단층 건물만 지을 수 있게 된 것이었다. 건축가는 오히려 이 제약에서 명분을 발견했다. 아름다운 바다를 가리지 않는 건물, 낮고 넓게 앉히는 건물이 이 땅에 어울린다는 판단이었다.
건물은 도로에 최대한 가까우면서 낮은 위치에 배치됐다. 그 결과 대지 전면으로 넓은 여유 공간이 생겼다. 건축가는 이 공간을 조경으로 채우는 대신 기존의 보리농사를 계속하도록 제안했다. 보리는 영광군의 특산품 중 하나이고, 봄철 청보리밭은 어떤 정원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풍경이기 때문이다. 보리밭 주변으로 시골길 분위기의 산책로와 최소한의 조경만 더했다.
건물 초입에 서면 양쪽으로 콘크리트 벽이 서 있는 긴 복도 같은 공간이 나타난다. 이 공간은 건물이 둘로 나뉜 사이공간이다. 이 대지에는 두 가지 용도지역의 경계선이 가로지르고 있었고, 미래 사업계획의 유연성을 위해 경계선을 따라 건물을 자연스럽게 두 채로 분리했다. 이 진입 통로를 통과해 코너를 도는 순간, 보리밭 너머 서해 바다가 시야에 들어오는 경험이 펼쳐진다.
건축가는 전면으로 긴 창을 계획해 보리밭과 바다를 공간 안으로 담고, 내부에서는 대지의 경사를 그대로 끌어들여 두 개의 바닥 레벨을 만들었다. 각진 공간의 형태에 맞춰 기성 가구를 들이는 대신 이 공간에 맞는 가구를 직접 디자인해 설치해 공간의 완성도를 높였다.

















건축가 아키후드 건축사사무소 (Archihood WxY)
위치 전라남도 영광군 백수읍 대신리
용도 카페
대지면적 1,684㎡
건축면적 225.9㎡
연면적 225.9㎡
규모 지상 1층
건폐율 13.41%
용적률 13.41%
설계기간 2018.12. - 2020. 2.
시공기간 2020.4. - 12.
준공 2020.12.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대표건축가 강우현, 강영진
디자인팀 김석민, 유창희
구조엔지니어 S.D.M 구조기술사사무소
기계엔지니어 선화설계사무소
전기엔지니어 선화기술단사무소
조경 리스케이프
시공 태연디앤에프건설㈜
사진작가 박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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