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tecture Project/Single Family

암사동 주택_박스를 쌓고 벽으로 감싸기 / 마이아카이브건축사사무소

 

2025 한국건축가협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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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섭

 

박스를 쌓고 벽으로 감싸기

서울 도심 속에 자리한 이 구옥은 주변의 시선을 전혀 막아 주지 못하는 구조였다. 1.5m 높이의 담장과 앞집 베란다에서 훤히 들여다보이는 구조로 인해 마당에 면한 거실과 안방에는 늘 커튼이 쳐져 있었고, 마당은 제대로 쓰이지 못한 채 35년이 흘렀다. 건축주는 첫 만남부터 밝고 답답하지 않은 집을 지어 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웃의 시선을 막아주는 동시에 실내에서는 외부로 시선이 확장될 수 있는 새로운 경계가, 건축주와 이웃 모두에게 필요했다.

공사에 앞서 건축주의 협조를 받아 인접한 이웃집 안에서 대지를 향한 창문의 위치를 파악했다. 이를 바탕으로 외피에 뚫린 큰 개구부들은 이웃과 건축주의 시선이 직접 교차하지 않는 위치에 배치했고, 시선의 교차는 피하면서도 외부로 향하는 시야는 막히지 않도록 했다. 특히 앞집 베란다의 시선을 차단하기 위해 별채 벽체에서 이어지는 보의 높이를 결정했는데, 이 보는 실내에서 앞집 베란다가 보이지 않으면서도 마당에 드리워지는 그림자를 최소화할 수 있는 높이로 정했다. 이 보는 서측 담장에 걸쳐진 형태이기도 하다. 담장의 높이 역시 형틀 목수가 작업에 들어가기 전 현장에서 도로를 다양한 방향으로 걸어보고 까치발을 들어보며, 담장 안쪽 마당과 집 내부가 잘 보이지 않는 1.7m로 결정했다. 그 결과 보와 담장은 각자의 위치에서 건축주와 이웃 모두를 시선의 교차로부터 자유롭게 하면서도 답답하지 않은 새로운 경계를 만들었다. 보에 반사된 남향 빛이 앞집 북측 베란다로 유입되며 그동안 닫혀 있던 창문을 열고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통해, 건축주와 이웃 모두 이전보다 유연하게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구옥에서 함께 살던 아들딸은 각자 가정을 이루었다. 딸은 세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되어 해외로 이주했지만, 방학이면 한국을 찾아 건축주 부부와 함께 지내왔다. 딸 가족 다섯 명과 건축주 부부 두 명, 총 일곱 명이 함께 지내는 동안 각자의 생활 영역이 확보되는 환경이 필요했다. 설계 초기 건축주 부부는 각자의 생활 패턴과 수면 리듬에 맞춰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요청했다. 이에 가족 구성원이 개별적으로 점유하는 영역을 먼저 설정해 아내의 영역, 남편의 영역, 방학 동안 거주하는 딸 가족의 영역으로 구분했다. 각 영역은 하나의 목재 박스로 구성되며, 이를 수직으로 쌓아 총 세 개의 박스를 계획했다. 1층의 목재 박스 두 개는 각각 아내와 남편의 영역이고, 2층의 목재 박스는 딸의 가족을 위한 영역이다. 이렇게 영역이 정해진 목재 박스들을 콘크리트 외벽으로 감싸면서, 내부 공간은 박스 안과 박스 바깥이라는 이중적인 구조를 갖게 되었다. 박스 안은 침실, 화장실, 보조주방, 옷방 등 개인 공간으로, 박스 바깥은 거실, 서재, 식사 공간 등 공동 공간으로 나누었다.

각 박스에는 내부를 향한 창을 두었다. 아내와 남편은 서로 마주 보는 실내창을 통해 소통하고, 2층의 내부창을 통해 손자손녀는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아침 인사를 건네기도 한다. 1층 목재 박스 사이에는 대가족을 위한 벤치를 두었고, 이 벤치 높이에 맞춘 낮은 창문은 아이들의 놀이 공간이 되기도 한다. 창문으로 이어지는 목재 박스 내부에도 동일한 높이의 벤치를 계획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박스 안팎을 오가며 할머니 방에 모여 놀 수 있도록 했다. 박스 바깥 공간인 거실과 서재는 외벽에 사용한 노출콘크리트의 색상과 질감에 맞춰 벽과 바닥 재료를 선정해, 실내임에도 외부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고자 했다.

외장 목재의 폭은 기성 방킬라이 데크재(폭 90mm)의 절반인 45mm로 사용했다. 90mm 폭을 그대로 쓰면 경제적일 것 같지만, 목재를 벽에 부착하는 시공법을 고려하면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폭 90mm 목재는 변형을 막기 위해 피스로 고정하거나 데크 클립을 사용해야 하는데, 부속품 비용이 높고 옆면 홈파기 작업이 필요할 뿐 아니라 시공성도 떨어져 품이 많이 든다. 반면 폭 45mm로 켜서 쓰면 눈에 익은 기성 자재의 느낌을 줄이면서도 실타카로 부착할 수 있어, 목수 한 명이 하루에 시공할 수 있는 면적이 기존 대비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노출콘크리트 거푸집 무늬에 쓰인 송판 제재목도 동일한 폭 기준을 유지해, 재료는 다르지만 같은 비례와 리듬으로 외장과 콘크리트 표면이 일관된 인상을 갖도록 했다.

실내에서는 화이트오크 목재로 통일해 사용하되, 박스 안 공간에는 목재를 틈 없이 밀착시켜 하나의 면처럼 마감했고, 박스 바깥 공간에는 외장과 동일하게 45mm 폭에 2mm 간격을 두었다. 같은 재료를 사용하면서도 박스의 안과 밖을 구분하기 위한 방식으로, 내외부를 가로지르는 2층 베란다에서 목재 박스는 하나의 덩어리로 인식된다. 이를 통해 내부와 외부의 경계를 허물어, 그동안 안과 밖으로만 구분되던 사용자의 경험과 환경을 새롭게 구성했다.

 

ⓒ신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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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형사진
1층 평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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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평면도
단면투시도-1
단면투시도-2

 

 

건축가 마이아카이브건축사사무소
위치 대한민국, 서울, 강동구
용도 단독주택
대지면적 329㎡
건축면적 144.45㎡
연면적 149.64㎡
규모 지상2층
건폐율 43.91%
용적률 45.48%
설계기간 2023. 10. – 2024. 4.
시공기간 2024. 8. – 2025. 3.
대표건축가 김대현, 이해민
시공 건축주, 마이아카이브건축사사무소
사진작가 신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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