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Chalet Where the Music Lives
스위스 리비에라와 알프스의 풍경이 펼쳐지는 레만호를 내려다보는 몽트뢰의 높은 지대에 아틀리에 FCA의 새로운 프로젝트가 자리한다. 파브리치오 피오렌티노가 이끄는 아틀리에 FCA는 19세기 말에 지어진 샬레를 현대적인 주거 공간으로 재구성했다.
이 집은 본래 빅토리아 여왕의 피아니스트로 활동했던 독일 출신 음악가이자 작곡가가 지은 건물이다. 음악가가 활동 말년을 보내기 위한 은신처로 계획되었으며, 이후 여러 저명한 예술가들이 머물면서 아름다운 알프스 풍경을 배경으로 한 세련된 문화 교류의 장소로 발전했다.
음악은 오늘날에도 이 집의 정체성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다. 오랜 미국 생활을 마치고 유럽으로 돌아온 프랑스·아일랜드 출신 부부인 현재의 건축주 역시 최초의 소유자와 마찬가지로 음악에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다.
2년 넘게 진행된 리노베이션은 주택에 축적된 역사적 기억을 보존하고 그 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주변 자연환경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졌다. 건축적으로나 장식적으로 중요한 기존 요소들을 유지하면서 현대적인 생활에 필요한 공간과 기능을 새롭게 반영했다.
파브리치오 피오렌티노는 설계 과정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처음부터 프로젝트의 방향을 명확하게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오랜 기억이 축적된 장소를 다루는 만큼 변화와 연속성 사이에서 섬세한 균형을 찾아야 했습니다. 집의 여러 부분을 새롭게 설계하면서도 본래의 정체성과 끊임없이 대화하려고 했습니다. 보존과 변화 중 하나를 선택하기보다 기존의 삶을 단절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일상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연속성을 찾고자 했습니다. 현대적인 요소들이 마치 처음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작업이었습니다.”
리노베이션 과정에서는 건물의 설비 시스템도 전면적으로 개선했다. 쾌적성과 안전성, 에너지 효율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첨단 홈 오토메이션과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러한 기술적 장치들은 실내에서 드러나지 않도록 통합해 기존 건축의 분위기를 유지했다.
건물은 19세기 말 알프스 지역의 휴양주택에서 나타나는 전통적인 건축 양식을 따르고 있다. 깊게 돌출된 경사지붕과 노출 목구조, 조각 장식이 있는 발코니가 주택의 특징적인 외관을 형성한다. 커다란 개구부와 유리 베란다는 주변 풍경을 실내로 끌어들이며 자연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는다.
주택은 전체 850㎡ 규모로, 경사진 지형을 따라 조성된 계단식 정원 안에 자리한다. 정원은 호수를 향해 열려 있으며 실내 깊숙이 들어오는 자연광은 목재와 석재 표면에 반사되어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만든다.
지하층은 여가와 웰니스를 위한 공간으로 구성했다. 당구실과 홈시네마, 사우나, 독립적인 게스트 아파트가 자리하며 설비 공간도 새롭게 정리했다. 이 층에는 다른 공간보다 현대적인 디자인 언어를 적용했으며, 특히 홈시네마는 짙은 보라색 계열을 중심으로 강렬한 색채를 사용해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지상층은 가족과 방문객이 함께 어울리는 주택의 중심 공간이다. 여러 거실이 서로 연결되는 구성으로 계획했으며, 그 중심에는 그랜드피아노와 서재를 갖춘 음악 살롱이 자리한다. 피아노는 이 집이 지닌 음악적 역사와 현재 건축주의 열정을 상징하는 요소다.
식당은 정원과 레만호를 내려다보는 넓은 유리 베란다에 배치했다. 이곳은 식사를 하면서 주변 자연을 가까이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실내와 풍경 사이의 관계를 더욱 긴밀하게 만든다.
그 위층은 건축주 부부를 위한 독립적인 생활 공간으로 계획했다. 침실과 드레스룸, 두 개의 욕실, 서재, 운동실로 구성되며 맞춤 제작한 가구를 활용해 간결하면서도 밝은 공간을 완성했다.
최상층은 자녀와 방문객을 위한 공간이다. 각각 전용 욕실을 갖춘 네 개의 침실을 배치하고 중앙에는 함께 모이거나 놀이를 즐길 수 있는 넓은 공용 공간을 마련했다.
실내에서 특히 눈에 띄는 요소는 주계단에 설치된 대형 샹들리에다. 파브리치오 피오렌티노와 파리의 디자인 브랜드 보 에 비앙(Beau & Bien)이 공동으로 디자인한 맞춤 제작 조명으로, 리모주 도자기와 무광 금색 마감재를 결합했다. 계단을 따라 수직으로 이어지는 이 조명은 여러 층을 연결하는 동선에 우아한 분위기를 더한다.
프로젝트에서는 장인 기술과 마감의 완성도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가구와 벽체 마감에 폭넓게 사용된 목재는 주로 천연 오크와 미국느릅나무로 구성된다. 이탈리아의 전통적인 장인 기술과 프랑스의 정교한 제작 기술을 결합해 재료와 디테일의 품질을 높였다.
음악이 깃든 샬레는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건축의 정체성을 존중하면서 오늘날의 생활에 필요한 공간을 새롭게 더한 프로젝트다. 역사적 요소와 현대적인 디자인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과거 음악가의 은신처였던 집은 새로운 가족의 일상을 담는 주거 공간으로 이어진다.





















































건축가 아틀리에 에프씨에이(Atelier FCA)
위치 스위스, 몽트뢰 인근
용도 단독주택
연면적 850㎡
규모 지하 1층, 지상 3층
대표건축가 Fabrizio Fiorentino
주요재료 천연 오크, 미국느릅나무, 석재, 유리, 리모주 도자기, 무광 금색 마감재
발주자 개인 건축주
가구 Siltek
맞춤 조명 디자인 Fabrizio Fiorentino, Beau & Bien
사진작가 Juan Jere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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