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안재
제주시 해안동은 제주 도심과 가깝지만 여유로운 분위기를 간직한 마을이다. 중산간로보다 한라산 쪽에 위치한 대지는 완만한 경사를 가지며 멀리 바다가 보이고, 도로와 대지 사이에 수령 오래된 수목들이 심겨 있어 소음 차단과 프라이버시 확보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이성범건축사사무소는 이 대지에서 제주 전통 민가의 공간 논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단독주택 연안재를 설계했다.
건물은 북쪽 바다를 향해 배치됐다. 하나의 연속된 지붕을 가지면서도 틈을 두는 구조로 배치해 바람길을 만들고 실내 환기를 유도했다. 건물 주변을 낮게 두른 1.2미터 돌담은 폐쇄적이지 않아 주변 경관과 어우러지며 이웃과의 자연스러운 소통을 허용한다. 경사지에 순응하며 조성된 마당들은 공간의 깊이에 따라 성격이 달라지며 안과 밖의 완충공간을 채운다. 마당은 자연 지반으로 두어 일사로 인한 대지 온도 상승을 최소화하고 우수의 자연 배수를 유도했다.
도로와 중정 사이에는 약 2미터의 높이차가 생겼다. 이 차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너른 진입 계단을 만들었고, 깊은 처마와 필로티 하부 공간을 두어 변화무쌍한 제주 날씨에 대응했다. 실내의 모든 공간이 중정을 향하고, 필로티를 통해 주변 시선으로부터는 자유로우면서도 비를 맞지 않고 원경을 즐길 수 있는 장소가 만들어진다. 제주 전통 민가의 안거리와 밖거리 개념을 적용해 자녀를 위한 독립된 공간인 밖거리를 별채 형식으로 구성했으며, 자녀 출가 이후에는 게스트룸이나 남편의 공간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계획됐다.
지붕은 전통 초가의 형태를 응용해 최대한 낮고 바람의 흐름에 순응하도록 잡았다. 마을 초입에 위치한 입지 특성을 고려해 입면이 주변 지형과 일체감을 이루도록 절제된 형태를 유지했다. 깊은 처마는 마당에 면한 툇마루의 활용성을 높이는 동시에 실내 일사량을 조절하고 그늘을 만들어 건물 내부의 온도 상승을 막는다.
재료 선택은 제주의 자연 환경에 대한 응답이다. 지붕재로 사용한 천연 슬레이트는 제주 현무암 돌담의 색채와 질감과 흡사하며, 염해에 취약한 금속 지붕재의 대안으로도 적절한 선택이었다. 외벽에 사용된 구운 대나무는 가볍고 가공이 용이한 전통 건축 재료로, 부드러운 질감과 자연스러운 텍스처가 심리적 안정감과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낸다.



































건축가 (주)이성범건축사사무소
위치 제주시 해안동
용도 단독주택
대지면적 645㎡
건축면적 277.85㎡
연면적 235.36㎡
규모 지상 2층
높이 7.1m
건폐율 43.07%
용적률 36.49%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설계기간 2022. 01. – 2023. 01.
시공기간 2023. 03. – 2024. 05.
준공 2024. 05.
대표건축가 이성범
디자인팀 김성진
구조엔지니어 드림구조(김민관)
기계엔지니어 지엠이엠씨(강원구)
전기엔지니어 지엠이엠씨(강원구)
조경 물소리(김시내), 연일숲(안정희)
시공 이아컴퍼니
발주자 김통일
사진 이병근, 이성범, 이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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