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tecture Project/Office

흙과 목재로 지은 사무소 / 헤르조그 앤 드 뫼롱

© Maris Mezulis

 

Hortus

호르투스는 스위스 알슈빌의 스위스 이노베이션 파크에 지어진 사무소 건물이다. 생명과학 기업이 모여 있는 이 단지는 지금도 성장하고 있으며, 호르투스는 바젤 광역권에 새롭게 자리 잡는 기술 기업들을 위한 현대적이고 유연한 업무 환경을 제공한다. 발주처가 헤르조그 앤 드 뫼롱(Herzog & de Meuron)에 요청한 것은 재생 가능하고 재활용 가능한 건축 자재만으로 짓는 철저히 지속가능한 사무소였다. 시공 중 소모되는 회색 에너지를 최소화하고, 운영 단계의 에너지를 최적화하며, 자체 생산한 에너지의 잉여분을 확보한다는 목표가 설계 과정 전반을 이끌었다. 약 600개의 업무 공간을 갖춘 이 건물은 31년이 지나면 건설에 들어간 에너지를 모두 상쇄하게 된다. 발주처와 경험 있는 전문 엔지니어 팀이 함께 만든 이 건물은 독일어권에서 가장 지속가능한 사무소 건물 중 하나로 꼽힌다.

건물은 녹지 아트리움을 감싸며 서 있고, 필로티 위에 올라 지면에서 살짝 떠 있다. 4개 층의 목조 프레임 구조에 다짐흙 천장을 적용했으며, 남쪽으로는 넓은 통로가 열려 조경가 피트 우돌프(Piet Oudolf)가 설계한 정원으로 이어진다. 키 큰 관목과 볏과 식물, 꽃이 피는 다년초, 중정 파사드를 타고 오르는 덩굴식물이 구불구불한 자갈길을 따라 빽빽한 녹음을 이룬다. 정원 아래에는 빗물 저장 탱크가 있어 식물 관수와 위생 설비에 쓰인다. 지붕이 덮인 목재 베란다가 있는 아트리움은 직원과 방문객이 쉬어 가는 휴게 공간이다. 1층에는 외부인이 대관할 수 있는 회의실과 함께 레스토랑, 카페 바를 갖춘 체육관, 공공이 이용할 수 있는 좌석 공간이 자리한다.

상부 4개 층은 약 10,000㎡의 오피스 공간을 개방형 평면으로 구성해 구성원 간의 교류를 유도한다. 개방된 평면은 사용의 유연성과 다양성을 허용하며, 각 팀은 필요에 따라 크기가 다른 보호된 좌석이나 개방된 좌석을 실내 또는 베란다에서 선택할 수 있다. 일부 공간은 다른 입주자와 함께 쓴다. 각 층에는 공용 라운지와 간이 주방이 있으며, 1층과 공원을 향해 남쪽으로 열린 베란다는 모든 방문객이 이용할 수 있다.

호르투스라는 이름은 연구, 기술, 유토피아, 지속가능성의 집(House of Research, Technology, Utopia, and Sustainability)의 약자다. 설계는 재료에 대한 과학적 분석에서 시작되었다. 건축 자재를 환경적, 물리적 특성에 따라 시험하고 비교했으며, 재생 가능한 천연 소재일 것이 핵심 기준 중 하나였다. 요람에서 요람까지(cradle-to-cradle) 원칙에 따라 모든 건축 부재는 향후 재사용을 위해 목록으로 정리되었다. 천장 모듈의 흙은 그대로 땅으로 돌려보낼 수 있다. 목재와 압축 흙, 셀룰로오스로 줄인 재료 팔레트는 호르투스의 모듈식 목조 프레임 구조가 지닌 생태적 원칙을 드러낸다. 건물 수명이 다했을 때 부재를 쉽게 해체해 재사용할 수 있도록 금속 접합 대신 목재 이음을 사용했다.

바닥 구조는 ZPF 엔지니어스(ZPF Engineers)와의 협업으로 개발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직사각형 목재 요소와 압축 흙으로 구성되며, 블루머 레만(Blumer Lehmann)과 렘 톤 에르데(Lehm Ton Erde)의 도움으로 천장 모듈을 완성했다. 각 하이브리드 요소는 인근 숲에서 벌채한 목재로 만든 프리패브 목재 프레임으로 이루어지며, 프레임에 끼워 넣은 목재 보 사이에 흙을 아치 형태로 다져 넣었다. 밀도 높은 흙은 내화 성능을 갖추는 동시에 여름에는 열을 흡수하는 축열체 역할을 한다. 바닥 슬래브는 모두 현지에서 생산되었다. 흙은 공사 현장에서 직접 굴착한 것이고, 슬래브는 건물 옆에 마련한 현장 공장에서 제작했다. 렘 톤 에르데가 호르투스를 위해 개발한 공정에 따라 흙 혼합물을 현장에서 직접 만들어 목재 모듈에 다져 넣었다. 이 흙-목재 바닥 시스템의 탄소 배출량은 비슷한 내력을 가진 일반 평슬래브 콘크리트 바닥의 10분의 1 수준이다.

설계는 건물의 탄소 발자국을 대폭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며, SIA 2040 같은 친환경 건축 지침을 크게 웃도는 종합적인 지속가능성 개념을 담고 있다. 컴팩트한 건물 형태는 에너지 손실을 줄이고, 콘크리트 지하층이 없는 건물은 사실상 풍경 위에 떠 있다. 건물 아래 공기는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해, 냉난방을 위한 지열 에너지와 함께 실내 온도를 조절한다. 지붕과 난간 벽을 따라 설치한 약 5,000㎡의 태양광 패널은 재생 에너지를 공급한다. 이 시스템은 첫날부터 잉여 에너지를 생산하며, 건설에 필요했던 내재 에너지는 31년 안에 완전히 상쇄된다.

헤르조그 앤 드 뫼롱은 호르투스를 계기로 사무소 내부에 지속가능성 팀을 꾸렸다. 국제에너지기구(IEA)와 세계경제포럼(WEF)의 연구에 따르면 건설 부문은 전 세계 원자재와 에너지 소비의 약 40%를 차지하며 탄소 배출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호르투스는 지속가능한 건축이 지역의 에너지와 원자재의 원천으로 기능하는 동시에 미학적이고 짓고 사용하기에 건강하며, 경제와 환경, 사회에도 이로울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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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헤르조그 앤 드 뫼롱(Herzog & de Meuron)
위치 스위스, 알슈빌
용도 오피스
설계기간 2020 – 2022
시공기간 2023 – 2025
발주자 Senn
사진작가 Maris Mezul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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