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tecture Project/Multifamily

벽돌로 이어진 일상 / 엘 아키텍츠

ⓒ Jovian Lim

 

In a Park

 

인 어 파크(In a Park)는 싱가포르 북동부에 위치한 침실 세 개짜리 기존 아파트를 리노베이션한 프로젝트다. 원예 전문가인 건축주의 생활 방식에 맞춰 주거공간을 새롭게 구성했다.

팬데믹 기간 동안 많은 사람이 식물 가꾸기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일상이 회복되면서 일부에게는 일시적인 취미로 남았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지속적인 생활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기존 주택의 상당수는 이러한 변화를 수용하도록 설계되지 않았다. 이번 프로젝트는 변화한 생활 방식과 기존 주거공간 사이의 간극에서 출발했다.

건축주의 요구는 명확했다. 가족의 생활이 기존 아파트의 공간적 한계를 넘어서기 시작했고, 점점 늘어나는 식물들을 보다 잘 수용할 수 있는 집을 원했다. 기존 평면에서는 식물을 배치할 수 있는 위치가 제한적이었으며, 식물이 건강하게 자라기에도 적합하지 않았다.

초기 설계 논의에서 건축주는 식물을 좋아하지만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식물이 보이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이 말은 프로젝트의 중요한 설계 개념으로 이어졌다.

설계팀은 집 안에 공원을 들여온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식물을 장식적인 요소로 배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일상생활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이 과정에서 싱가포르의 오래된 공원을 떠올렸고, 그곳에서 흔히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주목받지 못하는 재료 하나를 발견했다. 바로 더블 불노즈 벽돌(Double-bullnose Brick)이다.

양쪽 모서리가 둥글게 처리된 이 벽돌은 과거 싱가포르 공원의 야외 벤치와 산책로 가장자리, 화단 등에 널리 사용되었다. 오래된 공원의 풍경을 형성하는 특징적인 재료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잊혀 갔다.

인 어 파크는 이러한 재료를 다시 발견하고 현대적인 주거공간 안에서 새롭게 해석하는 프로젝트다.

잊힌 벽돌의 새로운 쓰임

설계팀이 벽돌을 구하는 과정에서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지역 공장이 수요 감소를 이유로 더블 불노즈 벽돌의 생산을 중단한 것이다.

공급업체에 남아 있는 재고는 단 571장이었고, 업체는 이 벽돌을 모두 건축주에게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한정된 수량은 오히려 재료의 의미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다. 설계팀은 남아 있는 벽돌을 신중하게 사용하면서 집 안의 여러 공간에 적용할 방법을 고민했다.

더블 불노즈 벽돌의 둥근 모서리는 실내에 부드러운 인상을 더하고 완만한 곡선을 만드는 데 적합했다.

설계팀은 벽돌을 서로 맞물리도록 쌓아 독립형 벽을 만들었다. 이 벽은 서재와 거실을 은은하게 구분하면서도 두 공간 사이의 개방감을 유지한다.

서재와 식당 사이에는 곡선형 벤치를 배치했다. 벤치는 양쪽에서 모두 앉을 수 있는 공유된 경계로 기능하며 휴식과 대화를 위한 공간을 확장한다.

이러한 요소들을 통해 집 안에는 공원과 닮은 공간적 특성이 형성된다. 각 영역은 완전히 분리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식물과 생활 공간이 서로 어우러진다.

일상적인 재료에서 발견한 새로운 가능성

인 어 파크는 단순하면서도 인상적인 건축적 참조를 통해 일상의 아름다움을 탐구한다.

흔히 사용되던 재료에 남아 있는 가치를 다시 발견하고, 이를 주거공간이라는 새로운 맥락에 적용함으로써 혁신이 반드시 첨단 기술이나 새로운 재료에 의존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오히려 세심한 디테일과 절제된 설계를 통해 평범한 재료도 새로운 공간적 가치를 얻을 수 있음을 드러낸다.

잊히거나 주목받지 못했던 재료가 오늘날에도 충분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익숙한 일상의 요소를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게 하는 프로젝트다.

ⓒ Jovian 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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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면도
아이소메트릭

 

 

건축가 엘 아키텍츠(L Architects)
위치 싱가포르 
용도 주거시설
연면적 98㎡
준공 2024
대표건축가 Lim Shing Hui
주요재료 더블 불노즈 벽돌(Double-bullnose Brick)
발주자 개인 건축주
사진작가 Jovian 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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